이런 저런 얘기
23 Sep 2022자다가 깼는데 할 일 없어서 쓰는 얘기.
개강
을 했다. 기숙사에서 탈출하고 처음으로 자취를 하게 되었는데.. (사실 방학때도 동생 자취방을 훔쳐서 쓰긴 했다.) 이번 학기에 유일하게 좋은 점인 것 같다. 자취방에 누수 이슈가 있어서.. ㅠㅠ 주방쪽 전기를 전혀 못쓰는데 그럼에도 나 혼자 쓸 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그런지 드디어 숨이 좀 트인다.
우리 학교 기숙사는 진짜 진짜 진짜로 문제가 많다. 특히, 공용 샤워실 / 화장실이 정말 최악이다. 진짜 사람 한명 서 있기 힘든 공간에 탈의실이 있고 바닥은 다 깨져있고 관리도 잘 안된다. 시간을 잘못 맞춰서 가면 그 많은 인원이 한 번에 씻겠다고 나와서 대기해야 했었다. 그리고 도대체 누가 그러는건지 모르겠는데 화장실 세면대, 변기가 깨져있을 때가 있었다. 누군가 우리 학교 기숙사에 들어가면 돈준다고 해도 절대 안갈듯. 또 기숙사라는 환경 특성 상 룸메이트의 존재가 중요한데.. 난 그닥 사교적인 사람이 아니라서 룸메가 어떻든 그냥 불편했다. 직전 학기 룸메는 그닥 잘 맞는 사람도 아니였다. 한 마디도 안하고 한 학기를 진짜 불편하게 보냈거든요. 인사해도 안 받아주는데 뭘 어떡할까.. 그래서 나도 그냥 말 없이 지냈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혼자서 지낼 수 있으니까 너무 좋다.. 근데, 가까이 살다보니 맨날 지각하고 있다. 어제도 인공지능 수업에 지각해서 진짜 엄청 뛰어가서 겨우겨우 내 이름이 딱 불릴 때 강의실에 도착했었다. 딱 허겁지겁 들어가니 교수님이 내 이름 부르시면서 나 맞냐고 물어보셨다. 거의 뭐 영화 한편 찍은듯. 앞으론 좀 부지런히 다녀야겠다.
인공지능 강의는 재밌다. 사실 거의 수학밖에 없는 내용이지만, 내가 수학을 좋아해서 재밌다고 느끼는 것 같다. 물론, 모든 내용을 강의 시간에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교수님은 내가 한 달이 걸려 익힌 내용을 한 시간만에 강의하신다. 식을 슥슥 한번에 다 쓰시면서 강의하시는데 진짜 완전 멋있고 잘 가르쳐주시는데 그걸 한번에 못 알아듣는 나는 안 멋있다. 근데, 강의가 왜 하필 아침 9시 일까..
데이터베이스시스템 및 응용
이번 학기에 듣는 강의 중에 제일 재밌게 듣고 있는 강의다. 라고 말하면, 여러 사람이 미친놈이라고 하겠지만, 학교 다니면서 이런 강의를 한 번 들어보고 싶었다. 난 학교에 Challenging한 강의가 그닥 많이 없다고 느끼는데, 데베시 강의는 Challenging한 강의라 재밌다. 물론 강의 분량이 너무 많아서 집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최신 필드에서 쓰는 기술 얘기도 해주시고 하니까 흥미롭다. 데베시 강의는 과제가 핵심인데, 과제가 무려 toy DBMS를 만드는 것이다. 지금은 Disk Space Manager Layer를 만드는 과제를 하고 있는데, 설계가 아주 이쁘게(?)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과제를 하는데 마치 거대한 프로젝트를 하나 진행하는 느낌이라 꽤나 즐겁게 코드를 짤 수 있다. 물론, 테스트 안돌아가면 좀 화남.
그런데 이 강의 오후 8시, 7시가 되서야 끝난다. 늦은 시각에 강의를 듣다보니 체력적으로 힘들다. 안그래도 영어가 잘 안들려서 풀집중을 해서 듣는데, 강의 시간도 2시간씩이니.. 강의가 끝나고 나면 말 그대로 체력이 없다. 진짜 그냥 좀비 그 자체가 되서 아무 생각도 안들고 말할 체력도 없어짐. 그래서 밥만 조용히 먹고(?) 집으로 가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어려운 파트 중 하나인 B+Tree 코드를 Disk Base로 변환하는 과제가 아직 안나와서, 아직까지는 여유롭게 살고 있다. 그런데, 당장 다음주가 되면 ‘그 과제’가 나오니.. 살짝 두렵다.
제대로 하고 있는게 없다
웹을 배우겠다고 다짜고짜 React 프로젝트부터 따라해봤는데, 딱 그거 하나 만들고 말았다. 여기가 그 결과물인데, 2시간 분량 강의를 보고 따라서 만들었다. 저걸 만들고 나니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건지도 알겠고 감이 오긴 하는데, 막상 만들고 싶은게 없으니까 전혀 안하게 된다.
알고리즘도 UCPC 나간 이후로는 거의 손을 놓고 있다. 우리학교 오픈허브에서 가만히 코드 짜고 있다가 매일마다 스트릭을 채우지 않으면 밥을 사게 되는 모임에 납치아닌 납치를 당해서.. 매일마다 한 문제씩 꾸역꾸역 채우는게 지금 하는 일이다. 가장 최근에 공부한 건 small to large trick
인데, 배우기만 하고 써보진 않았다. 동아리에서 강의를 (반강제로)하게 됐는데 자료 만들떄랑 강의 한시간전에 조금 보는거 말곤 안하는듯. 당장 ICPC 예선 때문에 알고리즘 공부해야할 것 같긴 한데.. 난 우리 팀원들을 믿을래용. 우리 팀원들 똑똑하니까 예선 문제들 잘 풀어주지 않을까? 이번에 학교에 잘하는 팀이 많아서 본선컷이 작년보다 높지 않을까 싶은데 좀 열심히 준비해야하나 싶기도 하다. 본선 나갈 수 있을까?
Kotlin도 잠시 배워서 OpenRNDR 라이브러리를 써봤는데 좀 재밌었다. 근데 여유가 잘 안생겨서 최근엔 안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뭔가 다 한번씩 찍어보고 제대로 파고 있는게 단 하나도 없다. 같이 할 사람도 딱히 없고 그러니까 그냥 그대로 놓는게 많아지고 있다.
휴식
이 필요해요. 홀로 여행이나 떠나고 싶다. 조용한 곳으로 여행가서 머리를 싹 비우고 싶은데 지금은 별로 여유가 없다. 복잡한 생각을 안하고 싶어서 혼자 멍때리고 있을 때가 더 많아진거 같다. 아무 생각없이 걷다가 누가 나타나서 말 걸면 진짜 깜짝깜짝 놀랠 정도.. ㅋㅋㅋ
마지막은 그냥 좋아하는 노래 하나.. 너바나 짱